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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8
고등학생인 피터 파커는 6살 때 이사 온 이웃집 메리 제인 왓슨 짝사랑하고 있다. 그녀는 피터 파커의 첫사랑. 하지만, 그는 외형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보잘 것 없는 너드이기 때문에 그녀 옆에 감히 앉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도 스파이더맨 슈트를 만드는 것과 논문이 자주 언급되는 걸 보면 그의 미적 감각, 손재주, 이과적 재능 만큼은 평범한 인물보다 훌륭한 편이다. 또한, 피터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삼촌과 숙모 밑에 자랐는데, 그들은 종교적으로 신실하고 애정이 넘치는 분들이었기에 빈 자리가 크진 않았다. 그런 그는 어느 날 콜롬비아 대학에 견학을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DNA 조작으로 만들어진 15명의 슈퍼 거미를 소개받는다. 이때 우리를 탈출한 거미에게 물려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얻게 된다. 이로 인해 뛰어난 반사신경,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는 스파이더 센스 능력, 강한 근력, 질긴 스파이더 웹, 벽타기를 위한 접착력 등을 얻는다. 체형 또한 왜소한 체형에서 식스팩이 있는 근육질로 바뀌고 안경을 벗어도 될 만큼 시력이 좋아지게 된다.
반대로 피터의 짝사랑녀인 엠제이는 아버지에게 폭언을 듣는 등 가정적으로 사랑받지 못했는데, 그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많은 친구와 어울린다. <스파이더맨1>에서 애정의 대상도 굉장히 여러번 바뀌는데, 처음에는 힘 세보이는 플래쉬, 부잣집 도련님 해리, 그 이후엔 자신과 스파이더 키스를 한 스파이더맨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곁에 항상 있어준 피터 파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의 꿈은 극단에 들어가 연극배우로 생활하는 것.
한편 <스파이더맨1>의 빌런인 노먼 오스본은 국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자신의 회사 오스코프에서 슈퍼 혈청을 연구 중이었다. 실험은 설치류에서 성공적이었지만 인체 실험 도중 한 번 폭력성과 공격성, 발광이라는 부작용이 일어났는데, 관리 감독하러 온 장관으로부터 퀘스트 사가 비행체를 만드는 2주 후까지 인체 실험을 성공하지 못하면 예산을 퀘스트 사에 넘기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이에 마음이 조급해진 노먼은 스스로 피실험자가 되어 혈청을 주입받게 되는데 부작용인 폭력성이 드러나 동료 박사인 스트롬 박사를 죽이고 빌런 그린 고블린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후 그는 정신분열을 겪는다. 그리고 연구가 성공적인지 오스코프 주가가 오르는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이사회는 노먼 오스본을 해고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퀘스트 사에 회사를 팔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점점 어둠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한 그린 고블린은 뛰어난 소수를 떠받드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스파이더맨을 회유한다.
그리고 피터의 삼촌은 피터의 정신적 스승으로 등장하는데,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라는 조언은 영화 뿐만 아니라 코믹스 스파이더맨까지 관통하는 핵심 문구다. 이 스토리는 <스파이더맨>에서 그대로 사용되었는데, 그가 놓아준 강도에 의해 삼촌이 죽고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라는 교훈을 평생토록 새기게 된 것. 이 스토리라인은 극적인 충격과 교훈을 함께 줘서 코믹스 때부터 길이길이 언급 될 만큼 정말 잘 만든 서사라고 느낀다. 피터를 중심으로한 스토리는 굉장히 매력적이나 엠제이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들이 다소 알쏭달쏭하게 다가왔다.
-연출 9
너드인 피터 파커를 제대로 연출한다. 시작부터 버스를 놓치고 넘어지기 일쑤, 심지어 아이들 뿐만 아니라 버스기사 조차도 그를 무시한다. 엠제이에게 해맑게 인사를 건네지만 그마저도 자신의 오해였다. 반대로 안경을 벗으면 너드에서 매력남이 되는 클리셰를 그대로 사용하는데, 슈퍼 거미의 능력으로 진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스파이더맨>이 스파이더맨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만큼 그의 시작을 담고 있다. 미숙한 스파이더맨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스파이더맨으로 동시에 겁쟁이 피터 파커에서 삶의 책임을 짊어나갈 줄 아는 피터 파커를 동시에 연출한다. 이때 스파이더맨 슈트가 핵심 아이템으로 연출되는데, 피터 파커가 성숙해짐에 따라 조잡한 스파이더맨 슈트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멋진 슈트로 변신한다. 피터가 막 능력을 얻었을 때 그는 자신의 능력을 플래쉬와 싸우는데 사용하고, 엠제이 앞에 잘 보이기 위해 자동차를 사기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도망치는 강도를 사사로운 감정으로 놓아주는 등 미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삼촌에게 "아버지인 척 그만하세요 그럼."이라고 말하는 내용과도 이어진다. 하지만, 그의 미숙함으로 인해 삼촌이 죽게 되었고 삼촌이 말했던 "큰 힘에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을 듣고나서 멋있는 슈트를 빼입게 된다. 슈트의 조잡함이 미숙함과 회피였다면, 슈트의 완벽함이 성숙함과 책임감을 상징한다.
샘 레이미의 감독은 긴장감을 위해 모래시계가 되는 장치를 많이 사용하는데, <스파이더맨>에서는 공중에 매달린 엠제이가 그러하다. 관객은 위태로운 엠제이를 통해 액션씬에서 지속적으로 조급함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시리즈의 액션씬이 너무 좋다. 대표적인 예로 노먼 오스본이 글라이더에 찔리는 장면에서 피터 파커의 눈을 잡고 달리 인인지 줌 인인지 모르겠지만, 날카로운 글라이더 칼날까지 연결되게 쇼트를 잡아 스파이더맨이 위험을 인지했다는 것을 묘사한다. 다음 쇼트에서 글라이더가 가림막을 뚫고 날아오고, 다음 쇼트에선 스파이더맨이 점프를 위해 고개를 숙인다. 이때 이미 스파이더맨은 칼날을 피해 안정권이지만, 글라이더가 관객을 향해 달려오고 있으므로 여전히 공포감을 준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백덤블링으로 그의 능력을 과시하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이번엔 관객과 멀어지는 방향에 있는 노먼 오스본을 향해 글라이더가 날아가는 쇼트가 잡혀 관객에게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덤블링을 마친 스파이더맨, 얼굴을 가리는 노먼 오스본을 번갈아 잡으며 상황을 대조시키고, 노먼 오스본의 공포에 질린 눈을 클로즈업한다. 또, 미디움 쇼트로 노먼 오스본의 얼굴을 잡고 "어?"라는 대사를 하게 해 당혹함과 일종의 유머를 보여주고, 곧이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하는 글라이더에 찔린 노먼 오스본을 보여줘 불안함을 강조하고, 다음 쇼트에서 관통해 피가 묻은 글라이더의 칼날을 클로즈업해 잔혹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고통에 신음하는 노먼 오스본을 보여준 뒤 이를 지켜보는 피터 파커의 놀란 눈을 클로즈업 하는데, 친구의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피터의 당혹감을 강조한다. 글로 적었을 땐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10초 남짓한 길이 동안 10개 이상의 쇼트가 사용됐다. 연출 경험이 없는 내 입장에선 비슷하게 흉내내려 시도하기도 힘든 영상 편집이다.
-영상미 8
거미줄에 갇힌 피터 파커로 함께 담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스파이더 능력을 동시에 표현한다. 혹은 자신의 능력에 취해 점프하는 피터를 어린이들의 줄넘기와 함께 담으면서 그의 천진난만함과 미숙한 모습을 강조하는 등 영상을 소박하고 위트있게 사용한다. 피터의 성격과도 알맞는 영상미들. 추가로 엠제이의 집은 푸른 조명, 피터 파커의 집은 오렌지색 조명으로 차가움과 따뜻함을 대비시킨다.
-연기 9
토비 맥과이어가 너드 스파이더맨의 대명사 아닌가. 연기를 깔 수가 없다. 그린 고블린 역을 맡은 노먼 오스본 또한 광기를 어찌 그렇게 잘 연기하는지. 어렸을 때 그 충격이 아직도 선하다. 조나 제임슨이며 벤 파커며 메이 파커, 엠제이, 해리 등 모두 실제 인물 같다.
-음향 8
그린 고블린의 탄생 씬 중 긴박한 배경음과 높이 치솟는 심장박동수로 불안함과 공포감을 한꺼번에 연출한다. 책상이 부서지며 지직거리는 스파크를 통해 그의 탄생이 피터 파커의 악몽처럼 연결된다. 3편 내내 빌런으로 등장한 그린 고블린을 생각하면 그의 존재감에 걸맞는 등장씬이다. 스파이더맨의 메인 타이틀은 그가 능력을 깨닫기 시작할 때 등장하는데, 그의 흥분감과 위대함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후 삼촌의 죽음을 깨닫고 강도를 잡으러 나설 때 또 한 번 등장하는데 이때는 음향을 잘게 쪼개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리고 도심을 활공하며 그의 능력을 마음껏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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