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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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소설을 그대로 옮겼고, 영화라기 보다 필름책이라 부를 만큼 대사 의존도가 높다. 방대한 세계관을 설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소설만큼 영화로 서사를 풀어낼 순 없겠지만, 적어도 소설을 보지 않았을 때 이해는 되게끔 설명해야 했으나 그 점이 부족했다. 그래서 배우들이 심각하게 연기를 하고 있는데도 몰입이 잘 안된다. 좋았던 점은 모래 벌레 등장 씬 정도였다.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었다.)
-스토리
대부분 내용을 원작 소설과 똑같다. <듄 1984>에서는 소설 듄 신장판 1권에 해당하는 내용 모두를 다루고 있다. 새로운 설정으로는 음파 무기가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설명해야 할 것이 많은 상태에서 새로운 설정을 추가한 것이라면, 그만한 메리트가 있어야하는데 음파 무기를 통해 어떤 이득을 챙긴건지 잘 모르겠다. 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음파 무기를 넣은 이유는 '쿵후 무술을 모래 사막에서 등장시키기 싫어서'였는데,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는 모습은 지구에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고 때론 우습게 보인다. 소설에서는 모래 벌레의 이빨로 만들어진 칼 크리스나이프가 꽤 신비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그걸 굳이 버렸어야 했나 싶다. 방어막으로 인해 <듄>에서 원거리 무기보다 근접 무기가 신식 무기인 만큼 그 점을 그냥 살리는 게 관객들이 내용 이해하는데도 더 편하지 않았을까? '목소리'는 베네 게세리트만의 능력인데, 음파 무기 때문에 그 능력도 빛을 잃은 느낌. 게다가 스토리 전개가 매끄럽지 않고 뚝뚝 끊긴 느낌을 준다. 분명 소설을 영화로 각색할 필요가 있었으나 소설에서 구분한 단락 그대로 씬을 다루기 때문에 생긴 폐해라고 느껴졌다.
-연출
<듄 1984>느 소설에 사용된 내적 독백을 그대로 가져왔다. "베네 게세리트 방법으로 확인했을 때 저 사람은 거짓말 하고 있어.", "거니는 지금 장난하는 게 아니야."라는 식으로 대부분의 설명과 묘사를 대사에 의존한다. <듄 1984>를 보고 있으면 영상 매체임에도 오디오북을 듣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심지어 내적 독백이 과하게 사용되고 있단 느낌도 주는데, 박진감이 넘쳐야 할 순간에 텐션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내적 독백을 활용하더라도 카메라 앵글이나 쇼트 편집 리듬감 등으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으나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다소 지루했다.
눈에 띄는 연출이 있다면 폴과 챠니의 키스신에서 출렁이는 물과 사막의 곡선으로 그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정도. 하지만 이런 연출은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기본기처럼 사용되는 연출이다. 바닷 물결, 비단이나 옷 물결 등으로 남녀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사용되어 왔다.
-영상미 ☆
무앗딥이 모래 벌레를 이용해 샌드 라이딩 하는 장면은 압권이라 칭할 수 있으나 방어막 대련에서 사용된 CG는 거니 할렉과 폴의 모습을 가려 몰입을 방해했다. 이 외에도 거니나 폴이 연기에 가려지는 등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카메라 앵글도 클로즈업 보다 미디엄 쇼트나 롱 쇼트를 사용해서 뭘 강조하고 뭘 표현하고 싶은 건지 모호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몇 만 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세트장에는 신경을 쓴듯 했다.
-음향 ☆
음향 사용이 무난한 편. 배경 음악 뿐만 아니라 폴과 페이드의 마지막 싸움에서 북 소리가 활용되고, 조합의 목소리와 베네 게세리트의 목소리 등을 구분해 위엄을 표현했다.
-연기
내적 독백을 많이 사용하는 탓에 모든 인물이 의미심장하고 심각해 보인다. 개개인 따로 놓고 보면 훌륭한 배우들도 정말 많은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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