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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후기

007 퀀텀 오브 솔러스 (뜻)- 복수와 갈증의 조화

by 어린 아이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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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오브 솔러스

B

*<퀀텀 오브 솔러스> 뜻
"마음의 위로 한 조각"이라고 한다.
(Solace: 위안, Quantum: 양, 몫(극 중 범죄 집단 이름))


일단 나는 007 시리즈를 <Dr.No>와 전작 <카지노 로얄> 밖에 보지 않았다. 제이슨 본 시리즈나 미션임파서블과 같이 기타 첩보 영화도 즐긴 적이 없다. 그래서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거론되는 액션씬에서 제이슨 본 시리즈와의 유사함이나 007 시리즈가 갖고 있는 원래 특징은 잘 눈치채지 못했다. 기껏해야 <Dr.No>와 <카지노 로얄>과의 비교 정도 뿐. 이점을 감안하고 글을 읽길 바란다.



-총평

평행 편집으로 연출과 음향은 돋보였으나 많은 추격씬으로 인해 피로도가 증가했다. 메인 스토리는 본드의 복수와 물을 이용해 볼리비아를 장악하려 하는 빌런 그린이다. 그래서 본드의 잔혹성이 강조되고, 그를 문제아 취급한다. 그리고 빌런 그린은 사막의 석유가 아닌 식수를 장악해 배를 불릴 계획이었는데, 이러한 갈증이 본드의 복수와 맞물리며 잘 녹아들었던 편이다. 엔진 오일을 들이키고 최후를 맞이한 물욕가 그린과 제임스 본드의 선택이 빛을 발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퀀텀 오브 솔러스> 제목은 내용상 범죄 조직 "퀀텀"과 베스퍼의 복수가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해진 것 같다. 마음의 위로를 받기 위해 베스퍼를 죽인 자를 뒤쫓는 제임스다.



[오프닝 시퀀스]


007시리즈에서는 오프닝 시퀀스 내용을 따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총열 시퀀스로 유명하기도 하고 그 편의 테마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에서는 오프닝 시퀀스를 제목에 따라 포커 테이블로 꾸며놓은 반면,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사막으로 이를 꾸몄다. 총열과 유사하게 생긴 볼리비아 사막의 뜨거운 태양을 등장으로,(총열 시퀀스는 엔딩에 등장한다.) 이후 모래 속에서 등장하는 여인들이 제임스 본드를 감싸고 본드는 균형을 잃고 떨어지는 사람처럼 허우적 댄다. 본드는 전작 <카지노 로얄>에서 연인 베스퍼를 잃고 그녀의 생각에 힘들어 한다. 극 중 술 이름도 모른다며 "베스퍼"를 무려 6잔이나 마시는 것으로 이를 알 수 있다. 허우적대는 그의 모습은 베스퍼의 환상(추억)에 힘들어하는 본드를 연상시킨다. 또한, 총알이 사막에 박히면서 그의 복수가 주제임을 알 수 있었다.
이때 깔리는 노래의 제목도 "Another way to dies"(죽음을 위한 또 다른 방법)로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베스퍼를 떠올리게 한다. 가사 내용 중 "너의 환상을 물들이는(Poisoing(독)) 능숙한 말솜씨(golden tongue)", "살인자의 돈, 스릴러를 비극으로 바꾸지."이 그러하다. <카지노 로얄>에서 베스퍼는 돈을 훔쳐 달아났고 본드를 배신했다. 후렴 부분 "테이블 위에 폰, 네 편인 남자 또는 네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남자. 죽음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이야"라는 부분에서 베스퍼가 본드를 믿고 죽은 장면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총알의 연기는 내용의 중심이 되는 사막의 모래로 표현됐다.


-스토리 ☆☆

스펙터가 아닌 새로운 범죄 조직 "퀀텀"을 등장시키면서 화이트가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조직에 대해 한 가지 말해주자면, 우린 어디에든 있다. 안 그래?" 5년 간 M의 옆에서 보좌한 미첼이 알고보니 첩자였단 사실로 조직의 힘을 강조한다. MI6와 M을 너무 무능하게 그리는 것 같긴하나 영국의 제임스 본드도 매우 사기캐인 만큼 그에 준하는 범죄 조직이라 생각한다. 또한, 환경운동가로 활동한 그린으로 미국과 영국이 석유를 노릴 때 물을 노리는 점도 꽤나 신선하게 각본을 짰다고 생각했다. 특히 물을 탐냈던 도미닉의 말로가 갈증으로 인해 석유를 마신 채 죽었다는 점이 인상적. 물을 독점해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던 빌런이 갈증으로 인해 죽음을 맞았다. 게다가 여기엔 <골드 핑거>의 오마주로 석유에 절여진 필즈 요원까지 엮여 있었으니 흥미로을 수 밖에 없었다. 제임스 본드가 도미닉 그린을 죽이지 않아 "결" 부분에 다소 힘이 빠질 수 있었던 걸, 그에 준하는 (목이 말라 위에 석유가 찬) 다른 방식으로 매듭 지은 것이다. 이로 인해 본드는 카밀과 달리 복수에 침착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유세프를 살려준 본드의 선택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영화 시작부터 줄곧 이루어졌던 평행 편집과 잘 맞물린 결말이었다.

-영상미

전작 <카지노 로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추격씬과 싸움이 등장한다. 자동차, 비행기, 보트를 이용해 육해공을 누비고, 지하에서 추격하고 사막 호텔에서 싸우는데 심지어 이 장면들은 평행 편집으로 이루어진다. 박진감을 강조하기 위해 짧은 쇼트가 난무하고 핸드 헬드 촬영 기법을 사용한 듯 보트, 비행기, 자동차의 진동 및 온갖 터지는 사물들로 인해
후반부로 갈수록 눈이 피로해졌다. 여기에다가 평행 편집까지 이루어지니 연출과 연기가 돋보인다 한들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

-연기 ☆

다니엘 크레이그를 비롯한 인물들의 기교에 가까운 액션씬은 수준급이라 생각한다. 제이슨 본 시리즈와 많이 겹친다고 하는데 나는 제이슨 본 시리즈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그 외에 배우들의 전반적인 연기는 극의 흐름을 헤치지 않을 만큼 잘하고 무난한 편. 다소 눈에 띄는 점은 전편처럼 본드가 공감을 꽤나 잘해준다.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면서도 매티스와 카밀 전작의 베스퍼까지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연출 ☆☆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평행 편집으로 사건을 극대화한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경마장와 미첼 추격전,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서 오페라와 그린의 부하들과의 총격전, 볼리비아에서 식수가 떨어진 마을 주민과 터벅터벅 걸어가는 본드와 카밀, 술집에 들이닥치는 불가리아(혹은 미국) 특공대와 펠릭스 라이터 및 본드의 대화 장면, 마지막으로 카밀의 복수와 본드의 복수를 교차하여 보여준다.
경마장에서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자 쫓기고 있던 미첼이 넘어지기도 하고, 말발굽에 흙이 튀자 지하 동굴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경마를 보는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감정이 고조되고 박진감을 느낀다. 그리고 경마장에서 이탈한 뒤에는 떨어지는 과일 바구니와 총에 맞아 쓰러진 관중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오페라에서는 총격전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아예 음향은 오페라 공연으로 덮어씌운 채 총격씬을 보여준다. 공교롭게도 오페라 공연에서도 인물이 총에 맞아 쓰러지거나 칼에 맞아 쓰러진다. 오페라의 비극은 본드의 살인을 웅장하고 의식적이게 만든다. 극 중 국장 M을 비롯한 영사관은 자꾸만 살인을 일삼는 본드를 제재하려 한다. 영화 내에서 본드는 통제불능 문제아이지만, 관객 입장에선 오페라의 비극과 겹쳐져 본드의 숙명처럼 느끼게 만든다.
식수가 떨어진 볼리비아 마을 주민은 당연히 지하에 묻어진 거대한 물과 대조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본드와 카밀의 모습이 식수대에 남은 마지막 물 한방울이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잡히면서 그들 또한 갈증 상태라는 걸 강조한다. 그들의 몰골을 보아 휴식이 필요한 것과 더불어 복수에 목말라 있는 그들의 사연과도 겹쳐진다. 또한, 술집에 들이닥친 특공대와 펠릭스 라이터 및 본드의 대화를 평행 편집하면서 그들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긴장감있게 만든다.
그리고 감독의 평행 편집은 마지막 씬에서 빛을 발한다. 중반부부터 줄곧 동행한 본드와 카밀은 각자의 복수를 감행하는데, 카밀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언니를 강간한 메드라노 장군을 죽이지만, 본드는 도미닉 그린을 살려준다. 본드가 매티스의 복수로 경찰국장을 죽이나 매우 짧게 지나가고, 카밀의 복수극과 대응되는 도미닉 그린은 긴 시간 격투를 벌이며 강조된다. 결국, 그를 살린 것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이후 베스퍼를 이용한 남자친구 유세프까지 살려준면서 복수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M과의 약속을 지킨다.

&lt;골드핑거&gt;와 &lt;퀀텀 오브 솔러스&gt;


그외에 석유에 절은 필즈 요원으로 <골드 핑거>를 오마주한 장면, 제임스 본드가 엔진 오일을 도미닉 그린에게 물 대신 건네주며 마시라고 한 점은 짧게 등장하는 재미요소다.

-음향 ☆☆

<닥터 노>와 <카지노 로얄>과 마찬가지로 추격씬에 깔리는 긴장감 넘치는 음향은 말할 것도 없고, 평행 편집을 사용하면서 오페라 음악과 경마장 속 함성 소리 등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오프닝 시퀀스에 깔린 테마송 또한 "본드의 복수"라는 주제와 잘 섞이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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