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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전 영화 후기

007 살인번호 (닥터 노) - 냉전 시대와 거대한 첩보물 시리즈의 시작

by 어린 아이 202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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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ye8KvYKn9-0

 

-거대 장편 시리즈

 영화 007시리즈는 이안 플레밍의 원작 소설 007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계에서 속편이나 프리퀄, 리부트 등이 추가적으로 개봉하는 건 흔한 일상이지만, 그 중에서도 방대한 분량으로 한 획을 그은 작품이 있으니 바로 007 시리즈다. 돌아오는 9월 29일에 국내 개봉 예정인 <노 타임 투 다이>는 6대 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를 주연으로 한 25번 째 007 영화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끝으로 대니얼 크레이그가 007 시리즈에 하차한다. 007 시리즈는 인물을 바꿔가며 스토리를 전개해왔다. 그러다 2006년 6대 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가 첫 등장하면서 이전과 다른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배우부터 금발에 파란 눈동자, 울끈불끈한 근육형 제임스 본드로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흑발에 길쭉한 제임스 본드와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만의 클리셰(특징)

 

 <Dr.No>는 극 중 등장하는 중국인 빌런 이름이며, 영화 007 시리즈로써는 첫 작품이다. 국내 개봉 명은 007 살인번호였다. 첫 작품부터 007 시리즈만의 클리셰라 부를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신작이 계속 개봉해도 형태만 변할 뿐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제임스 본드가 자신을 소개할 때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소개하는 것처럼 말이다. 클리셰라는 단어를 들으면 지루하고 식상할 것 같지만, 어떤 시간에 어떻게 그 장면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전작을 본 관객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서스펜스와 같은 방식으로의 기대감 혹은 후크 송과 같은 중독성을 만들어낸다. 007 시리즈만의 특징을 정리해보자면,

1. 본드가 자신을 소개할 때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말한다. (빠밤빠밤~ 제임스 본드 테마 송은 필수)
(첩보 요원이 자기 이름을 두 번이나 말하고 다닌다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이다.)
2. 본드는 카사노바(바람둥이)다. 로맨스 영화와 반대로 여러 여자들과 키스하고 쉽게 잠을 잔다. 정보를 얻는 건 덤.

3. 본드 걸. 본드 주위에 매력적인 여성이 많은 만큼 조력자, 악역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대신 회차마다 바뀌는 편)
4. 본드 카. 스포츠 카 추격씬(장르 특성상 남성 관객을 매료시키는 장면 중 하나. 스포츠 카에 최첨단 기술까지..!)
5. (젓지 않고 섞은) 마티니. Dr. No에서 부터 젓지 않고 섞은 마티니가 등장한다. 제임스 본드하면 일단 마티니다.
(젓지 않고 흔든 보드카 마티니를 본드 마티니라고 부를 정도다.)

+. 고집. 어떤 경우든 악당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고 말보다 행동으로 해결하는 기질을 보여준다.
+. 오메가 시계. 이건 1995년 골든 아이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특징이다.
(이건 하이네켄과 같은 자본주의의 산물 아닐까...)

-냉전 시대



 <Dr. No>는 동, 서양에 버림받은 중국인 빌런 Dr. No를 메인 악당으로 두고 있다. 영화가 개봉된 시점이 1962년인 만큼 한창 소련과 미국이 적대적으로 대립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에 소련을 등장시킬 수 없으니 스펙터라는 거대 범죄 조직을 등장시킨 것 같으나 Dr. No의 주 목적이 방사선을 이용해 미국의 로켓 발사를 저지시키는데 있어 소련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가 방해하려는 프로젝트의 이름도 "머큐리 계획"으로 미국의 최초 유인우주선 발사 계획이다. 냉전 시대에는 과학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소련과 미국이 서로 앞다투어 우주에 로켓을 보내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NASA가 창설되고 훗날 유명한 아폴로 달 착륙 사건과 이어진다. 따라서 적국의 기술을 빼오거나 로켓 발사를 저지시키기 위해 스파이가 동원되었고, 시대적으로도 현재보다 첩보물이 흥행할 요인이 많았다. <Dr. No>도 이런 관점으로 보면 조금 더 흥미진진해진다.


[인상적인 Cut]



 영화 <Dr. No>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컷은 단연코 그의 첫 등장씬이었다. 실비아 트렌치와 포커를 하며 자신을 소개할 때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말한다. 이때 숀 코너리의 묵직한 보이스와 제임스 본드 테마 음악이 만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등장부터 이래버리니 별다른 액션없이도 제임스 본드에게 매료되어버린다. 어렸을 적엔 아버지가 OCN에서 방영하던 액션 시리즈 <미션임파서블>, <본 시리즈>, <007 시리즈>, <테이큰>, <람보> 등을 볼때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린 눈엔 투박하고 지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나서야 왜 그렇게 중년 남성들이 이 영화에 빠졌는지 알 것 같다. 007 시리즈는 남성 호르몬을 자극하는 맛이 있다. 화려한 액션, 중후한 외모, 스포츠 카와 미녀까지! 여자를 밝히긴 하지만 임무를 우선시 하는 그의 성향도 남성을 자극하는데 한몫한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적절한 음향이 두드러진다. 제임스 본드가 등장할 때면 테마 곡이 흘러나오면서 웅장함을 더하고, 거미를 잡을 때 배경음 템포를 맞춰 효과음처럼 사용한다. 음향의 효과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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