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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칼럼

우베 로젠베르크 보드게임 개인적인 순위

by 보라고둥 2026.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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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17 업데이트)

 

 2025년에 우베 로젠베르크 작가의 아그리콜라에 푹 빠진 뒤로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해본 뒤 개인적인 순위와 평가를 남겨봅니다. 아그리콜라를 최애 게임으로 꼽는 만큼 우베 작가 게임이 저와 맞다고 기대했으나 실제론 저와 맞지 않는 게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각각 해본 게임들을 고려해봤습니다. 온라인으로 즐긴 건 넣지 않았고 오프라인으로 직접 해본 것만 기술했습니다.


[순위]
 
1.애정도
(왼쪽에 있을수록 소장 욕구가 강하고, 오른쪽에 있을수록 방출 욕구가 큽니다.)
 
아그리콜라 2017, 아그리콜라 CD덱, 아그리콜라 A덱, B덱, C덱, D덱  > 오딘을 위하여 노르웨이 확장 > 보난자 25주년 > 카베르나 잊힌 종족, 보난자, 오딘을 위하여, 패치워크 > 뤄양의 사람들 > 가든 레이크, 아그리콜라 새로운 도전 구판 > 르아브르 CE> 카베르나, 글래스 로드, 기도하고 일하라
 
2.세팅 및 정리 피로도
(오거 없이 구하기 쉬운 지퍼백, 컴포통(소스통 등), 다이소 통만 사용한다 가정했을 때)

 
보난자, 보난자 25주년 < 패치워크 < 가든 레이크 < 뤄양의 사람들 < 글래스 로드 < 르아브르 CE < 아그리콜라 2017, 아그리콜라 덱 확장(본판 포함) < 아그리콜라 새로운 도전(본판 포함), 기도하고 일하라 < 오딘을 위하여 본판 < 오딘을 위하여 노르웨이 확장(본판 포함) < [오거 권장] 오딘을 위하여 소형 확장 1, 2(본판, 노르웨이 포함) < (르아브르 차례 세팅 피로도) < [오거 반필수 단계] 카베르나 본판 < 카베르나 잊힌 종족(본판 포함) 
 
=>르아브르 초기 세팅 및 마지막 정리는 편한데 룰마로서 차례마다 보급품을 2개씩 세팅하는 걸 신경쓰는 게 너무 피곤했습니다. 차례마다 보급품 2개 세팅하는 걸 룰마가 아예 신경 안 쓰고 각자 잘 한다는 가정하에선 글래스 로드와 아그리콜라 사이 정도의 피로감입니다. 그런데 보통 룰마가 다른 플레이어들이 보급품 놓는 걸 잊지 않았나 확인하는 과정 때문에 피곤함이 계속 누적되고 끝나고 나면 진이 빠져 게임 경험이 나빴습니다. 르아브르라는 게임 자체가 읽어야 할 카드도 많고, 밥 주기가 너무 잦아서 상당히 피곤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플레이어로 참여한다는 전제하에 오딘을 위하여 풀셋보다 르아브르 차례 룰마(초플 룰 설명 제외하고 세팅과 에러플 신경쓰면서 게임 진행만 도와주는 룰마)가 더 하기 싫습니다.
=>아그리콜라 새로운 도전은 이름에 맞춰 주요 설비를 12장 정도 더 깔아야합니다. 아그리콜라는 자원을 분류해둘 다이소통 5분할이 필수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양면 타일 구성품이 많은데 이건 다이소 통으로 해결 가능하고, 주기 별 및 인원수 별 카드를 분류해줘야 하는 게 살짝 귀찮습니다. 오직 지퍼백으로만 정리하면 꽤 힘듭니다.
=>오딘을 위하여는 기본 트레이를 제공해서 세팅은 할만한데 게임 끝나고 정리에 품이 많이 듭니다. 오딘을 위하여 + 노르웨이 확장 부터는 박스에 수납 순서를 기억해야 해서 슬슬 오거 생각이 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규칙서에 따라 트레이를 사용하면 오거 없이는 투박싱을 해야합니다.
=>카베르나부터는 오거가 없을 경우 짜증나는 단계입니다. 세팅할 때 타일을 이름에 맞춰 놓는 게 정말 귀찮고, 잊힌 종족 확장을 넣을 경우 종족마다 사용하는 타일 이름을 일일이 확인한 뒤 추가로 교체해줘야 합니다. 각종 목재 컴포와 타일이 너무 많아서 원활한 분류와 컴팩트한 보관을 위해 오거나 다이소통이 절실합니다. 지퍼백이나 컴포통 등으로 분류하면 박스를 깔끔하게 닫기 위해 테트리스를 해야하고 일부 구성물을 별도 보관해야합니다. 이름 별로 시작 타일을 보관하고 싶은 경우 오거로도 해결이 불가능해서 별도의 오버레이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원형 디스크 일꾼에 무기를 매번 교체해주는 게 상당히 귀찮아서 무기 숫자 별로 보관하는 오거디스크 옆에 무기를 끼울 수 있는 별도의 컴포넌트를 갈망하게 됩니다.


플레이 예정: 아를의 평원, 블랙 포레스트
구매 예정: 할러타우, 레이크홀트, 아그리콜라 크작생


 

  • 아그리콜라 2017

 유로 게임임에도 테마 몰입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확장 덱을 추가하면 리플레이성도 압도적이고, 2-4인 인원 별 모두 각자의 재미가 있습니다. 플레이 타임도 2인 기준 카드 드래프팅을 넣어도 1시간 30분 이하고, 세팅과 정리도 할만합니다. 단점이라면 밥 먹이기 빡빡함인데 추가 행동판을 넣으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됩니다. 
 

  • 아그리콜라 CD덱

 아그리콜라 확장 덱은 A덱, B덱, CD덱만 해봤고, C덱, D덱은 온라인으로만 즐겨봤습니다. A, B덱과 다른 점이라면 일회성으로 도움을 주는 아버지, 어머니 카드가 추가되고, 본판 카드처럼 초보자가 활용하기 쉬운 맛있는 카드들이 많습니다. 빡빡한 게임에 윤활제가 되어준다고 생각해 확장 덱 중에 가장 애정하는 덱입니다.

 

  • 아그리콜라 A덱, B덱, C덱, D덱

 아그리콜라 2017 본판에 들어 있는 카드 덱이 AB덱인데, 거기에 덧붙여 사용하는 A덱과 B덱입니다. 추가 덱답게 본판 카드와 달리 활용에 까다로운 카드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카드가 손에 들어왔을 때 든든한 느낌보단 애매한 느낌이 드는 카드들이 많았던 것 같네요. 단독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본판 덱과 섞어 사용하는 편입니다. C, D덱도 A, B덱과 동일한 포지션입니다. 덱 5개를 모으면 본판까지 합쳐서 카드가 천 장이 넘는데 이쯤되면 C, D덱은 컬렉션에 가깝긴 합니다. 리플성을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어쨌거나 좋은 확장이라 생각합니다. 


 

  • 오딘을 위하여 노르웨이 확장

 확장이 패치 개념에 가까워 오딘을 위하여 본판에서 언급한 여러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새로운 행동판을 주어 인원별 행동칸 수를 조절해주었습니다. 2인 게임도 확실히 타이트해졌습니다. 그리고 라운드마다 번식하는 돼지와 점수를 많이 주는 말이 추가되어 동물 번식 테크 매력도가 올라갔습니다. 노르는 나무 2개에서 1개가 되어 상향되었고, 장거리 교역은 1원에서 2원으로 하향되어 밸런스를 조절했습니다. 그리고  직업 카드 내리기 행동에서 쓸모 없는 직업 카드를 버리고 대신 점수를 얻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탐사판도 4개가 추가되었습니다. 본판을 잘 다듬어서 비슷한 게임 경험을 손봤습니다. 단점이라면 트레이가 1개 늘고, 컴포넌트가 늘어 원박스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이쯤되면 오거나이저를 그냥 구입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정리와 수납 부분만 제외하면 고웨이트인데도 자주 꺼내 즐길만한 게임이었습니다. 

 


 

  • 보난자 25주년

 보난자 리테일판도 경험해봤지만, 25주년에만 들어있는 도둑콩과 콩밭콩이 매력적입니다. 도둑콩을 사용하면 상대방 카드를 뺏어올 수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협상에서 킥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콩밭콩은 밭을 3개로 늘려주기 때문에 밸런스를 파괴하는 요소일 수 있지만, 획득하기 어려운 편인데다 파티성을 늘려준다고 판단해 넣고 즐기는 편입니다. 추가 카드들은 카드 더미가 늘어나 플레이 타임이 증가해서 4장만 추가되는 카카오 콩 정도만 넣습니다. 금화는 번잡해져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내부 트레이에 털이 묻어나오긴 하나 자석으로 탈부착 가능한 케이스는 나름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카베르나 잊힌 종족

 카베르나를 할 거라면 필수 확장이라 느꼈습니다. 오딘을 위하여, 아그리콜라가 있는 이상 카베르나만의 특색이 없어서 할 이유를 별로 못 느꼈는데, 잊힌 종족 확장 덕분에 흡사 시모네 루치아니 게임(마르코 폴로)처럼 비대칭 맛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세팅시 종족 별 추가되는 타일을 기존 타일 이름을 보며 교체 해줘야 하는데, 이 세팅이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카베르나 풀확 세팅이 오거가 있어도 10~15분은 족히 걸립니다. 농장 배치나 광산 배치에 잔룰이 있는데 종족 룰까지 겹쳐서 초보자가 하기에 부담일 수 있습니다. 저는 카베르나 잊힌 종족을 카드만 바뀌는 아그리콜라에 카드 외적으로(개인판 타일) 변주를 주고 싶을 때 꺼내는 별미로 생각합니다. 프로모까지 추가하면 캐릭터도 10가지라 리플레이성도 꽤 됩니다. 게임은 분명 재밌는데 아그리콜라와 상당히 겹치기도 하고, 편의성이 너무 떨어져서 점수를 더 높게 주지 못한 게임입니다.

  • 보난자

 기분이 덜 나쁜 협상 게임으로 플레이 경험이 쾌적해서 좋았습니다. 남의 것을 뺏거나 훼방 놓는 구조가 아니라 각자가 원하는 콩 카드를 교환하거나 카드 순서 때문에 필요 없는 카드를 무상으로 줘서 기분 상할 일이 적었습니다. 현 시점 대체제도 딱히 없는 것 같고 파티성도 좋았습니다. 다만, 협상이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서 리플레이 주기가 긴 편이었습니다. 최적의 조건으로 협상하려는 플레이어가 생기면 게임이 질질 끌릴 때가 간혹 있습니다.

  • 오딘을 위하여 본판

 어려워진 패치워크입니다. 패치워크보다 복잡함이 증가한 만큼 리플레이성이 높아졌고, 대신 그에 비례해 세팅과 정리 및 설명해야 할 룰양이 증가했습니다. 오딘을 위하여를 소장한 뒤로 패치워크는 더 이상 플레이하지 않아 방출했습니다. 같은 웨이트(3.8) 대 게임인 버밍엄, 아크 노바, 루티어, 카베르나, 기도하고 일하라에 비하면 게임의 피로감이 상당히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웨이트가 높은 건 행동칸이 50개라서 그런 것 같고, 룰마가 게임 진행표를 보고 현재 무슨 행동을 해야하는지 언급만 잘해준다면 룰 자체는 깔끔하고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베 작가의 다른 게임 아그리콜라, 르아브르, 패치워크 등을 접해봤다면 룰 습득이 쉽습니다. 대신 주사위를 제외하면 외부 개입 요소가 없어 게임이 상당히 건조합니다. 직업 카드 성능도 약해서 운 요소가 훨씬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바이킹 테마도 거의 향만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아그리콜라도 신판으로 개선하면서 카드를 한 번 갈아 엎은 것처럼 오딘을 위하여도 직업 카드를 한 번 갈아 엎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오딘을 위하여 덴마크가 2026년에 스탠드 얼론으로 발매 예정이니 그때 이 부분이 많이 개선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오딘을 위하여 본판의 단점은 테크트리 밸런스가 안 맞습니다. 포경과 약탈에 비해 가축 테크 경쟁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탐사판(섬)도 4개 뿐이고, 직업 카드도 쓸만한 게 적어서 활용이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오프닝 전략이 포경선을 사서 포경을 가거나 2 나무로 드라카르를 사서 약탈을 가는 게 확정적입니다. 그리고 중반부부터는 노르를 구해 장거리 교역으로 타일을 업그레이드하고, 후반부에는 배를 뒤집어 이주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좋은 직업 카드가 운 좋게 뜨지 않는 이상 몇 판 하다 보면 게임 경험이 획일화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행동칸도 2인이든 4인이든 똑같아서 인원 보정이 없는 2인이 상당히 널널합니다. 행동칸이 50가지인 것도 상당히 옛스럽고 투박합니다.

 

  • 패치워크

 2인 커플 게임으로 굉장히 좋은 게임입니다. 룰은 쉽고 인터랙션도 직접적인 듯 간접적이라 의 상할 일이 적은 2인 게임입니다. 부피도 작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다만, 전략이 다채롭지 않아 같은 상대로 리플레이성이 높지 않습니다. 룰이 쉽고 장고 요소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보드게임 카페 같은 곳에 특화된 게임입니다.

 

 


 

  • 뤄양의 사람들

 수확이 있긴한데 다른 우베 게임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일꾼 놓기도 아니고, 밥 먹이기도 없습니다. 작물 구입이나 물물교환으로 다양한 작물을 씨 뿌리고 수확한 작물로 단골이나 뜨내기의 주문을 처리해 돈을 벌기 때문에 타이쿤 게임(Ex 커피 러시)과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게임이 애매합니다. 카드 분배가 그동안 못 보던 방식이라 신선하긴 한데, 수확과 판매가 단순 반복됩니다. 20종의 조력자가 있지만 효과가 세지 않아 자주 사용하진 않습니다. 처음 게임을 설명할 때 카드 분배나 2장 묶음 사기, 뜨내기 처리 방식 부분에서 룰이 지저분하고 직관적이지 않아 설명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또한, 각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원하는 만큼 행동을 하고 넘기는 구조라 인원이 늘수록 다운 타임이 길고, 벽겜이라 2인 말고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든 대부분 승부가 한 끗 차이로 갈리기 때문에 슴슴합니다.


  • 가든 레이크

 우베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트리스(폴리오미노) 게임인데, 플레이 경험은 패치워크나 오딘을 위하여보다 하모니즈와 비슷합니다. 단순히 개인판을 채우면 되는 게 아니라 타일에 새겨진 잉어, 수련의 그룹과 장식물 타일 배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모니즈보단 답답함, 스트레스가 적어서 좋았습니다. 단점은 기본 타일이 전부 7칸 짜리에 모양이 독특해서 꽤나 장고를 유발합니다. 패치워크에선 퍼즐 모양이 직관적이라 어떤 게 유용한지 명확하게 판단이 돼서 견제가 쉬웠지만 가든 레이크는 퍼즐을 직접 대보기 전까지 이게 필요한 퍼즐인지 파악하기 까다로워 인터랙션이 적은 느낌입니다. 초플 2인 기준 60분 소요돼서 20~30분에 한 판 즐기는 패치워크보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리플성은 높습니다. 신규 인원이 많은 곳은 패치워크가 낫고, 고정된 인원이 반복 플레이할 거라면 가든 레이크가 좀 더 낫습니다. 2인 전용이라 솔로, 커플 특화 게임인 패치워크와 달리 1 ~ 4인까지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듀얼레이어를 지원하는데다 큰 주머니 1 개에 타일에 린넨 처리가 되어 있어 펀딩가 3.2 만원 기준 품질과 가성비가 괜찮았습니다. 우베 특유의 시작시 마이너스 점수가 없습니다. 가든 레이크와 패치워크 중 남들에게 추천할만한 건 확실하게 패치워크입니다.

 

  • 아그리콜라 새로운 도전 확장 구판

 현재 국내에 풀려 있는 새로운 도전 확장은 구판 호환이지만, 신판이랑 같이 쓰려면 쓸 수 있긴 합니다. 대신 직업과 보조 설비 카드 뒷면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 확장에 있는 카드만 사용하거나 신판 관련 카드 4장, 새로운 도전 구판 카드를 3장씩 주는 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 좋았던 점은 주요 설비 10장에 14장이 새롭게 추가되고, 숲과 늪지가 생겨 정형화된 밭과 울타리 모양에 변주를 줘서 좋았습니다. 아그리콜라는 덱 확장으로 나머지 조건은 동일한데 처음 들고 시작하는 직업 카드 7장, 보조 설비 카드 7장만 매번 바뀝니다. 그래서 카드 외적으로 리플레이성을 높여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 갈증을 딱 채워줬습니다. 다만, 행동 카드가 추가되는데 이게 좀 테마 면에서 이질감도 심하고 지저분한 느낌을 줘서 아쉬웠습니다. 본판으로도 충분히 신경 쓸 게 많기 때문에 생각보다 손이 가진 않습니다.
 

 


  • 르아브르 CE

 건물 카드를 구입해서 자기 앞에 내려놓고, 공용 건물이나 상대 건물에도 일꾼을 놓을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자원 가공 측면에서 기도일과 비슷한데 룰이 훨씬 깔끔하고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게임이 단조롭고 길게 느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돌아가며 총 7차례를 가지면 한 라운드가 끝나고 밥을 줘야합니다. 2인의 경우 3-4차례마다, 3인의 경우 2-3차례마다 밥을 내야하는데, 돈 1원으로 밥 1개를 대신해서 낼 수 있어 밥을 주는 부담이 줄어든 건 맞지만 행동 2-4번 안에 계속 밥을 줘야하는 게 아그리콜라 급으로 성가십니다. 한 라운드 안에 보급을 먹고, 자원을 업그레이드 하고, 판매까지 해야 돈을 얻다보니 초반에 엔진을 부풀리는데 호흡이 긴 편입니다. 배를 만들어야지만 영구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밥의 수를 줄여줘서 숨통이 트이는 구조입니다. 그 결과 게임의 양상이 기승전 배 만들기가 되어 단조롭고, 밥만 주다 게임이 끝나는 기분입니다. 아그리콜라에선 빡빡하지만 가축도 기르고, 가족도 늘리고, 농사도 짓고, 집도 고치는 와중에 카드에 의존하면 비대칭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는데, 르아브르에선 모든 목표가 돈으로 바뀌는 바람에 테마가 주는 감동이 적습니다. 건물 카드도 특별 건물 4개를 제외하면 매판 바뀌는 게 없어서 전략도 관성적으로 하던 걸 하게 됩니다. 2인의 경우 14라운드, 3인은 18라운드를 진행하는데 2인은 2시간 가까이 소요되는데 체감 플레이 시간이 긴 편입니다. 게임 양상이 비슷하고 플레이어 간 인터랙션을 통해 리플레이성을 확보해서 아콜에 비해 옛스럽습니다. 옛날이었으면 명작이겠지만, 지금은 아닌 그런 게임 같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르아브르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모든 플레이어가 매 차례 보급 자원을 2개씩 세팅해야 하는 점 때문입니다. 이게 룰마 입장에선 생각의 흐름을 끊고 정말 번거롭습니다. 내 전략을 생각하다가도 다른 플레이어가 보급 자원을 2개 깔았는지 확인해줘야 해서 피로도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룰마가 아니라면 할 의향이 좀 더 생기는 게임이긴 합니다.

 


  • 카베르나

 세간에 우베 작가가 아그리콜라의 빡빡함을 해결하기 위해 아그리콜라 2를 목표로 카베르나를 출시했다고 알려졌지만, 개인적으로 아그리콜라보다 편의성과 리플성이 떨어져 퇴보했다고 느꼈습니다. 아그리콜라는 플레이어가 각자 가진 카드로 게임 외부에서 도움을 받는 형태로 자원을 불려나갔다면, 카베르나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통으로 공개되어 있는 타일로 개인판을 채워나가는 형태로 자원을 불려 나갑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편의성을 많이 떨어뜨리는데, 아그리콜라에선 각자 손에 든 직업 카드 7장과 보조 설비 카드 7장을 보면 됐지만 카베르나에선 책상에 줄지어 깔아놓은 36가지 타일을 봐야합니다. 3-4인이 마주보고 플레이할 경우 1~2명은 타일을 거꾸로 봐야하고 가까이 보기 굉장히 불편합니다. 카베르나가 4인 베스트, 3인 추천 게임인 걸 생각해보면 굉장히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게다가 아그리콜라에선 행동칸에 액션이 1개였던 것에 반해 카베르나에선 행동칸에 액션이 2개 이상인 경우가 많아서 초플인 경우에 행동칸과 타일 수의 정보량에 압도되기 쉽습니다. 또한, 양, 멧돼지, 개, 당나귀를 놓는 방식과 산을 개간해서 광산을 놓는 방식에 잔룰이 있습니다. 아그리콜라보다 나아진 점은 자원을 밥으로 바꾸는데 도구가 필요하지 않아 밥을 주는 게 더 편해졌다는 것이지만, 1~2라운드마다 계속해서 밥을 요구하기 때문에 카베르나도 충분히 빡빡한 축에 속합니다. 초보자가 하면 좋은 게임이긴 하지만 정보량, 편의성 면에서 도저히 초보자가 할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 제작 목적와 현실 플레이 간의 괴리감이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자체는 재밌는 편이지만, 시작부터 설비 타일이 모두 공개되어 있어 매판 게임 경험이 비슷하고 누가 더 효율적인 빌드를 깎느냐 싸움이기 때문에 리플레이성이 낮다고 느꼈습니다. 자기만의 전략을 펼치기보다 빌드 공식이나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느꼈습니다. 라운드 행동 카드가 오픈되는 타이밍을 제외하곤 운 요소가 없습니다. 자원과 타일이 너무 많아서 세팅 및 정리에서 오거 없이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 글래스로드

 게임이 상당히 건조합니다. 유리 생산 테마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상대방과 전문가 카드(행동, 자원)를 최대한 겹치지 않게 내기 위한 심리 싸움만 살아 있었습니다. 개인판을 개간하고 건물을 채워서 점수를 얻는 방식이 아그리콜라 새로운 도전, 카베르나, 기도하고 일하라 등에서 충분히 느꼈던 재미였습니다. 그런데 건물 효과가 약하고 일회성, 게임 종료 시 점수 주는 효과가 대부분이라 엔진 빌딩 맛이 적게 느껴졌습니다. 장점이라면 세팅이 간편하고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점입니다. 자원 휠은 자원 컴포넌트를 줄여서 편의성을 높여주긴 하지만, 원치 않는데도 유리나 벽돌을 강제로 만들어 호불호가 센 요소입니다. 카드 심리 싸움과 자원 휠은 살리고 건물 부분을 다르게 바꾸거나 개선한 새 게임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 기도하고 일하라

 첫 판은 글래스로드보다 재밌었는데, 편의성과 리플성이 많이 떨어져서 방출한 게임입니다. 게임이 르아브르와 비슷하고, 아그리콜라와 카베르나 관계처럼 르아브르와 기도하고 일하라 관계로 장단점을 많이 따라갑니다. 우선 양면 자원 타일이 굉장히 많아서 지퍼백으로는 세팅과 정리가 너무 번거롭고 적어도 다이소통 5분할통 2개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르아브르처럼 건물 카드를 구입한 뒤 거기에 일꾼을 보내 자원을 업그레이드해서 돈(신앙 점수)을 버는 게 목표입니다. 르아브르보다 퇴보했다고 느낀 이유는 상대 건물 카드에도 일꾼을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카드가 보기편해야하는데 르아브르보다 카드 사이즈가 작아졌고 개인판에 건물 카드를 배치 해야하기 떄문에 카드를 서로 보기 편하게 가까이 둘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매 주기마다 등장하는 카드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결국 빌드 깎기 싸움이고 플레이 인원이 적을수록 게임 경험이 비슷하고 좋은 선택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라 리플성이 낮다고 느꼈습니다. 랜덤성이 너무 없어서 지난번에 유리했던 전략을 관성적으로 반복하게 됩니다. 르아브르에서 느낄 수 없었던 기도일만의 특색이라면 개인판을 확장하고 정착지 카드로 점수를 획득하는 퍼즐적인 재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원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단순 반복이란 인상도 들긴 합니다. 편의성 때문에 자원 업그레이드 맛을 느끼고 싶다면 기왕이면 르아브르가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판 퍼즐 요소는 오딘을 위하여로 충족됐습니다.


[논외]

  • 아그리콜라 구판

 아그리콜라 구판과 신판의 차이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로는 구판은 직업과 보조 설비가 약 300장 정도 들어있고, 신판은 100장 정도가 들어있습니다. 카드 볼륨 문제는 확장 덱을 구입하면 해소되긴 합니다. 그리고 빡빡함을 줄여주는 추가 행동판이 신판에 들어 있습니다. 2주기(5-7라운드)에 등장하는 가족 늘리기 경쟁을 완화해줘서 인원이 늘어날수록 꼭 넣고 하는 편입니다. 특히 4인일 때 가족 늘리기 칸이 하나 밖에 없으면 4번째 플레이어는 정말 늦게 가족을 늘려서 게임이 많이 말리는 느낌이 나 불쾌한 감정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빡빡한 맛을 좋아하면 추가행동판을 빼고 하면 구판과 동일하기 때문에 옵션을 준다는 게 큰 강점입니다. 또한, 신판은 공용 보드판의 액션 칸에 이름이 생기고, 카드 텍스트가 다듬어져서 가독성이 증가했습니다. 신판은 4인까지, 구판은 5인까지 지원하긴 하나 아그리콜라를 5인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아쉬움이 적은 요소입니다. 그리고 구판의 일꾼 말은 원형 디스크입니다. 신판은 농부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어 이것도 게임 몰입도에 은근히 큰 영향을 줍니다. 다만, 신판 카드에 A덱, B덱, C덱, D덱, CD덱까지 더 하면 카드가 800장이 넘기 때문에 구판까지 손이 닿는 분들은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 볼 수 있겠네요. 새로운 도전 확장을 넣어서 매끄럽게 플레이하고 싶다거나 확장 덱을 모두 경험해서 새 카드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혹은 구판의 카드가 모두 신판에 반영된 게 아니기 때문에 컬렉션용으로도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베 로젠베르크 게임 개인적인 순위 https://streamof.tistory.com/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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